가스펠과 블루스를 접목한 새로운 노래로 청중의 마음을 울리던 레이 찰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전기 영화인데도 꽤 인상적입니다. 감독이 레이의 두 가지 트라우마를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 편집하며 그의 음악 인생을 이야기해 주기에 그의 아픔과 다이내믹한 그의 음악 여정을 엿보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놀이 하자며 빨래통에서 헤엄치는 동생 조지를 물속에서 급작스레 잃어버리고 나서, 레이(제이미 폭스 분)의 삶에 끊임없이 그 트라우마가 엄습해 옵니다. 게다가 일곱 살 이후부터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면서 시각 장애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다음은 레이의 홀로서기를 돕기 위해 엄마가 레이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Ray, I won't beat around the bush with you.
레이, 솔직히 넌 눈이 멀 거야.
The doctor's sayin' there's nothing they can do, so we got to do it ourselves.
의사도 할 수 있는 게 없데. 우린 받아들여야 해.
Okay, I'll show you how to do something once.
처음엔 뭐든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
I'll help you if you mess up twice.
두 번까지도 내가 도와주마.
But the third time, you're on your own, because that's the way it is in the world.
하지만 세 번째부턴 너 혼자 할 수 있어야 해. 바깥세상에 익숙해져야 하니깐.

 

가스펠과 블루스를 접목해 만든 노래가 연달아 히트를 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무력감과 어릴 적 잃어버린 동생에 대한 죄책감은 시도 때도 없이 레이를 덮칩니다. 유독 목사의 딸 델라(케리 워싱턴 분)에게만 자신의 인생을 말하게 된다는 레이는 그녀와 결혼까지 하지만, 트라우마는 그의 인생을 굴곡지게 만들어 마약에 손을 대고 긴 시간에 걸쳐 약에 의존하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끝끝내 레이를 마약에서 건져낸 것은 어릴 적 그가 바깥세상에 나가 홀로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훈육해준 엄마와의 추억 때문입니다. 다음은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기도록 도와준 엄마의 한마디입니다.

 

Now promise us you'll never let nobody or nothing turn you into no cripple ever again.
약속해주렴. 누구도 널 굴복시키지 않게 하겠다고.
That you'll always stand on your own two feet.
네가 스스로 당당히 살아가겠다고.

 

A가 B로 바뀐다는 의미의 turn into


타고난 재능으로 음악가로서 성공했지만, 늘 마음 한편에 있던 트라우마로 하루하루 외롭게 지낸 레이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이 엄마가 지적하듯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사는 마음 자세였습니다.

 

Nothing turn you into no cripple ever again.

 

트라우마로 인한 공허함에서 시작된 마약으로의 집착은 엄마와의 추억으로 레이는 당당히 맞서 싸웠다. 그리고 이후 40년간 멋진 곡을 많이 남겼습니다.

 

 

내가 이겨 내기 힘든 역경이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레이 역시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음에도 틈만 나면 공격해오는 트라우마를 견뎌내기란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결국 그를 공허함에서 건져낸 건, 과거 엄마와 동생과의 잊지 못할 추억 때문입니다. 레이가 천재 뮤지션으로도 유명하지만 역경을 극복해낸 산 증인이기에 더욱 이 전기 영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을 것입니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0835

 



글쓴이 김지현

미드를 보다가 애니와 영화까지 영어의 매력에 홀릭한 여자다. 영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금도 뻔하지 않은 수업을 하려 불철주야 행복한 고민 중이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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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헤지펀드 매니저가 겉으로는 합법적이지만 실상은 고객들의 자산을 해하는 일을 했다는 죄의식을 갖고 일선에서 벗어나 식당종업원으로 살아가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영화 <와플 스트리트>에서 지미는 편법으로 얼룩진 사회 속에서 그것이 나쁜 짓이라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회사원들 틈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 영화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일으킨 데 일조한 것에 대한 죄의식과 정직하게 일해 돈을 벌겠다는 의지로 지미는 패스트푸드 치킨 앤 와플 레스토랑에서 종업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영화 속 지미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이라는 점입니다.



지미가 종업원으로서 일하면서 적은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와플 스트리트>에서는 27년을 구형받은 범죄자인 요리사 콜린스에 대한 넓고도 깊은 고찰을 연달아 화면을 통해 보여줍니다. 콜린스와 지미의 다음과 같은 대화를 통해 왜 정직하게 일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주지요.

I know what I need to say, so keep quiet and let me tell it.
조용히 하고 내 말을 들어봐!
When I was 17... me and a couple other boys got a bad idea... and we took that bad idea to a liquor store.
17살 때, 나는 친구들이랑 잠깐 나쁜 생각을 하고 주류 판매점으로 갔어.
Now, I didn't mean for anyone to get hurt... but I was certainly out to acquire something that wasn't mine.
사람을 해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내 것이 아닌 걸 갖고 싶다는 생각은 했어.
Just by being there...
그 자리에 갔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증명되지.
I got tried and convicted as an adult. And I spent 27 years in a federal penitentiary.
재판을 받고 성인이 돼서 구형을 받았네. 그렇게 연방 교도소에서 27년을 살았어.
I've had plenty of time to think about it, and...
생각할 시간이 아주 많아서 난 생각을 했지.
If you really want something... you gotta work for it.
진짜로 원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 일해서 얻어야 해.
You know, greed doesn't... take you anywhere good.
욕심만 부린다고 원하는 게 내 것이 되는 게 아니거든.


형용사로 쓰인 to 부정사

콜린스는 자신을 돌아볼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I've had plenty of time to think about it.”

구체적인 정보를 말하려면 형용사나 부사가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time을 구체화할 to 부정사가 뒤에서 형용사구로서 꾸며 구체화하네요.


한순간의 실수로 27년이라는 세월 동안 감옥에서 사는 내내 얼마나 힘들었을지 예상이 됩니다.

지미 역시 마음의 짐을 버리기 쉽지 않았는데, 불법은 아니었지만 투자자가 손실이 있으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실적을 위해 눈을 감았기 때문이지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서 얻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27년의 가혹한 구형을 통해 얻게 된 콜린스에게서 위안을 받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의식이 생겼을 때 끝까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자신에게 조언해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지미의 모습은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는 데 치여 생각해야 할 것조차 생각하지 않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그 안에 있던 잘못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요. 그러한 잘못들이 차곡차곡 쌓여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신기루처럼 되기 전에 시간을 내어 나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정돈해야 합니다. <와플 스트리트>가 다음과 같이 우리에게 던져준 메시지처럼 말이지요.

If you really want something... you gotta work for it.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99330




글쓴이 김지현

미드를 보다가 애니와 영화까지 영어의 매력에 홀릭한 여자다. 영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금도 뻔하지 않은 수업을 하려 불철주야 행복한 고민 중이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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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国为什么会产生志怪小说?

사진출처 : 搜狐文化_搜狐网


이번 호에는 ‘소설로서의 신화’에 이어 ‘지괴소설(志怪小说)’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조비(曹丕, 187~226)가 편찬하였다고 전해지는 지괴소설집인 『列異傳』에 실린 《宋定伯》 이야기입니다.


남양사람 송정백(宋定伯)이 젊어서 밤길을 가다가 귀신을 만났다. 정백이 귀신에게 물었다. “누구요?” 귀신이 대답하였다. “나는 귀신이오.” 이번에는 귀신이 정백에게 물었다. “그럼 그대는 누구요?” 정백은 거짓으로 “나도 귀신이오.”라고 대답했다. 귀신이 정백에게 물었다. “어디 가는 길이오?” “완 시장에 가는 길이오.” 이에 귀신이 말했다. “나도 완 시장에 가려던 참이었소.” 몇 리쯤 갔을까, 귀신이 정백에게 말했다. “걸음걸이가 너무 느리니 서로 업어 주기로 합시다.” “그거 좋지.” 귀신이 먼저 정백을 업고 몇 리를 가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대는 너무 무거워서 귀신이 아닌 것 같아.” “난 죽은 지가 얼마 안 돼 몸이 무거운 거야.” 이번에는 정백이 귀신을 업었는데 무게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서로 번갈아 가며 업어주었다. 정백이 다시 말했다. “나는 죽은 지가 얼마 안 돼 귀신이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모르겠소.” “우리들은 사람의 침을 제일 싫어하지.” 이들은 계속해서 같이 갔다. 가는 도중에 물을 만나자 정맥은 귀신에게 먼저 건너라고 했다. 귀신이 물을 건너는데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정백이 물을 건너는데 텀벙텀벙 소리가 났다. “어째서 그렇게 소리가 요란한가?” “죽은 지가 얼마 안 돼 물을 건너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완 시장에 도착할 즈음, 정백은 갑자기 귀신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는 꼭 붙잡았다. 귀신이 소리를 지르고 캑캑거리며 풀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정백은 못 들은 척했다. 정백이 완 시장에 도착하여 귀신을 땅에 내려놓으니 귀신은 양으로 변했다. 정백은 그 양을 팔아 치우고 다시 귀신으로 변할까 봐 침을 뱉고는 1,500냥을 받아 떠났다.

『列異傳』, “南陽宋定伯, 年少時夜行逢鬼. 問曰: “誰?” 鬼曰: “鬼也.” 鬼問: “卿復誰?” 定伯欺之, 言: “我亦鬼也.” 鬼問: “欲至何所?” 答曰: “欲至宛市.” 鬼言: “我亦欲至宛市.” 共行數里, 鬼言: “步行太極, 可共迭相擔也.” 定伯曰: “大善!” 鬼便先擔定伯數里. 鬼言: “卿太重, 將非鬼也?” 定伯言: “我新死, 故重耳.” 定伯因復擔鬼, 鬼略無重. 如其再三, 定伯復言: “我新死, 不知鬼悉何所畏忌?” 鬼曰: “唯不喜唾. ” 于是共行. 道遇水, 伯因命鬼先渡. 聽之, 了無聲. 定伯自渡, 漼漼作聲. 鬼復言: “何以作聲?” 定伯曰: “新死不習渡水耳, 勿怪. ”行欲至宛市, 定伯便擔鬼至頭上, 急持之. 鬼大呼, 聲咋咋索下. 不復聽之, 徑至宛市中. 着之, 化爲一羊. 便賣之, 恐其變化, 唾之得錢千五百乃去.”

[주석] 김진곤 편역, 『이야기 小說 Novel-서양학자의 눈으로 본 중국소설』, 예문서원, 2001, pp.12-13. 원문과 번역 참고.

1. 志怪小說과 그 등장배경

‘志怪’란 말은, 문자 그대로 ‘기이한 이야기를 기록한다.’라는 뜻입니다. 위의 송정백 이야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어릴 적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혹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와 매우 흡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산해경> 등의 소설로서의 신화에 이어 지괴소설은, 내용과 구성면에서 신화와 비교하자면 어느 정도의 스토리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비록 후세의 소설과 비교할 때 아직 초보적인 단계일지라도 중국 소설사에서 상당한 발전이며 주목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괴소설이 등장하고 유행하였던 위•진•남•북조(위•촉•오 > 5호16국 > 남북조, 221∼589)는 시기적으로 보면 한(漢)나라가 멸망하고 수(隋)나라가 들어설 때까지 360여 년간의 역사 구분을 말하는데, 수많은 나라가 일어섰다 망하는 이른바 대혼란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가 혼란할수록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마련인데요, 리후이잉(李輝英)의 『중국소설사(中國小說史)』에 보면 지괴소설의 등장 배경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대의 신선고사의 대량생산은 진한秦漢 이래의 신선神仙 사상을 통한 방사方士(신선의 술법을 닦는 사람)의 선전, 그 후 또 제왕들의 추종과 신뢰하는 바(진시황, 한무제의 장생불로의 신약 제조방법에 대한 심취 등)가 대체로 모두 중요한 원인으로 기원하였다. 최고 위치의 제왕은 인간의 모든 영화와 부귀를 마음껏 누렸으나 가장 안타까운 것은 수명을 길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명을 연장하고 재난과 화를 피하기 위해 음양오행과 일체의 무술巫術, 도교의 화를 면하는 변법을 서로 결합하였으며 이런 이유로 방술과 도교가 크게 흥성하였다. 불교가 동한東漢(후한)시기에 중국으로 들어와 윤회, 인과응보, 복덕과 죄악 위주의 소승小乘불교로 안착하여 중국 민간 도교의 부록符籙(부참符讖: 길흉화복 등을 비밀로 적어놓은 글)과 제사에 안성맞춤이었는데, 음양무술과 결합하여 신귀괴이적 설법이 상당히 유행하게 되었으며, 오래도록 없어지지 않고 소설에 영향을 주었다. 이는 위진남북조부터 수 대에 이르기까지 귀신지괴소설(지인志人소설 포함)의 형성을 만연하게 하였다. 위진 사대부의 연단복약煉丹服藥(불로불사약의 제조에 관한 일종의 연금술 및 복용)의 풍토에 이르기까지 역시 이것과 관련이 있다.

[주석] 李輝英 編著, 『中國小說史』, 香港東亞書局出版,1970, p.42. 第三章 <魏晉南北朝隋的鬼神志怪小說>

위의 인용에서 알 수 있듯,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현실 상황 아래, 일종의 도피처로서 도술을 연마하고 추종하였는데 당시의 권력층도 마찬가지였으며, 그만큼 혼란한 정국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지괴소설의 등장은 그 시대적 배경으로부터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위의 宋定伯 이야기는 원래의 『列異傳』에는 宗定伯으로 실려 있었으나 중국 지괴소설의 대표작 간보(干寶, ?~351)의 『수신기(搜神記)』에 이르러 宋定伯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럼 이번 호에는 중국 지괴소설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았는데, 다음 호에는 『搜神記』의 내용 중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서 여러분에게 한번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기억해두기 : 역사 인물 

인물 : 조비(曹丕)와 삼조(三曹)
소개 : 위의 『列異傳』을 편찬하였다는 조비(曹丕, 187~226)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중국의 삼국시대(위•촉•오) 위(魏나)라 조조(曹操, 155~220)와 그의 정실부인인 변부인(卞夫人) 사이에서 태어난 적장자입니다. 어려서부터 시문에 뛰어났으며, 이는 아버지인 조조의 영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후한 말기에 헌제(獻帝, 181~234)에게 황위를 선양(禪讓) 받아 국호를 위로 고치고 초대 황제인 위문제(魏文帝)가 되었으며, 아버지인 조조를 위무제(魏武帝)로 추존합니다. 그리고 조비의 동생 조식(曹植, 192~232)이 있는데, 조식 역시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그 정도가 오히려 조비를 능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인 조조가 한때는 조식을 너무 총애한 나머지 조비가 적장자임에도 불구하고 태자 자리를 조식에게 준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식은 머리가 더 똑똑하였지만 술을 좋아하고 때로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조조의 눈 밖에 남으로써 결국 조비가 황위에 오르게 됩니다. 황제에 오른 조비는 늘 동생인 조식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죽이려 하였는데, 이때 등장한 것이 《칠보시(七步诗)》입니다. 조식을 불러들인 조비는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어 보이면 죽음을 면해준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조식은 아래와 같은 시를 읊었습니다.


煮豆持作羹,漉豉以为汁 콩을 삶아 갱을 만들려면, 여과하여 즙으로 만들어야 하네
萁在釜下燃,豆在釜中泣 콩깍지는 솥 아래서 타고, 콩은 솥 안에서 눈물 흘리네
本自同根生,相煎何太急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건만, 서로 들볶음이 이리도 급한지
[주석] 七步诗(魏晋曹植古风), 百度百科

요약하자면, 한 부모에서 나서 서로 못 죽여서 안달인 것을 한탄한 것인데, 이에 조비도 느낀 바가 있어 조식을 죽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비도 문학적으로 뛰어났는데, 현재 전해지는 시는 약 40수 정도로 특히, 7언시(七言詩)인 《연가행(燕歌行)》이 유명합니다. 그 내용은 당시의 보편적인 사회 상황인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여인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주석] 연가행


▲ 三曹 (汉魏政治诗坛三领袖)

사진출처 : 百度百科


삼조(三曹)라는 말은 조조, 조비, 조식을 일컫는 말로써, 건안문학(建安文学, 196∼220)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른바 풍골(風骨, 작품에 내재되어 있는 생기와 감화력 및 언어 표현상의 간결하고 굳센 특징을 말한다)의 특징이 있으면서 상당히 완성도 있는 시문을 완성하였는데,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치면서 한말 시문학의 성과 면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WRITTEN BY 송희건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배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로써 인의를 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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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 무더위 가운데 건강은 잘 지키고 계시는지요?

자, 이번 호에는 《산해경(山海經)》 속 일부 내용에 등장하는 태양 속의 까마귀 즉, ‘삼족오(三足烏)’의 기원을 몇몇 사료와 연구 자료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문자 그대로 삼족오는 발이 세 개 달린 까마귀를 지칭하는데, 특히 한국 드라마의 사극에서 주로 고구려군이 그 문양의 깃발을 사용하여 우리는 은연중에 고대 한국인의 그 어떤 상징적 표식이 아닌가 미루어 짐작함이 당연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삼족오의 해석이 중국의 신화서인 《山海經》에 존재하는 바에야 좀 더 정확한 출처와 그 내력을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산해경』 p.306 삽화


1. 삼족오의 기원

까마귀가 문헌에 최초로 보이는 것은 《山海經》의 <대황동경(大荒東經)> 편인데,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湯谷上有扶木,一日方至,一日方出,皆載於烏。
탕곡 위에 부목이 있는데, 한 개의 해가 막 도착하자 다른 해 하나가 막 떠나고 있다. 해는 까마귀 등에 얹혀 있다.

[주석] 장수철, 『산해경』, 현함사, 2005. p.307.

위의 皆載於烏의 해석을 보면, 단지 ‘까마귀가 해를 업고 있다’ 정도인데, 어떻게 갑자기 그 까마귀가 발이 세 개인 삼족오로 해석이 바뀌었을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료에 따르면, 원래는 발이 두 개인 정상적인 까마귀가 발이 세 개인 삼족오로 전환된 시기는 일반적으로 전한(前漢, 기원전 202~) 이후로 그 과도기를 정합니다. 부연하자면, 기존에는 정상적인 이족오(二足烏)였는데 삼족오로 바뀌었다는 것으로써, 그 연변(演變)에 있어 다양한 추정 원인 중에 두 가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金乌图”应该是将乌鸦的二足与尾部放到了同一个平面上,造成了“ 三足”的错觉,殊不知这是先民画风稚嫩的缘故。
금오도는 분명 까마귀의 두 발과 꼬리 부분을 같은 평면상에 그려 놓은 것인데 본의 아니게 이것은 상고시대 화풍의 미숙함이 원인으로써 삼족의 착각을 불러오게 되었다.
2) 《老子》 中也云 : “有生於無,道生一,一生二,二生三,三生万物。”
“있음은 없음에서 나왔고, 도는 하나를 만들고, 하나는 둘을 만들고, 둘은 셋을 만들고, 셋은 만물을 만든다.”

[주석] 田冬梅, 张颖夫, <“三足乌”起源考> 唐山师范学院学报, p.39.

첫 번째는 상고시대의 태양 속 까마귀 그림을 전한 시기에 이르러 그 꼬리를 발로 착각하여 삼족으로 그리게 되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노자(老子, BC 571~471)가 지은 《도덕경(道德經)》의 인용을 빌어, 역시 동시기에 좀 더 상서로운 상징적 존재로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그리기 시작하였다는 해석입니다. 이는 이어서 마찬가지로 《山海經》 내용 속의 烏도 비슷한 시기에서부터 단지 까마귀가 아닌 세 발 달린 까마귀, 이른바 삼족오로 해석되기에 이르렀습니다.


人民大學學術論文
<“二足金烏”考> p.1


2. 三足烏, 東夷族, 高句麗 (삼족오, 동이족, 고구려)

우리는 우리 민족을 일반적으로 동이족(東夷族) 즉, 동쪽의 활을 잘 쏘는 민족의 후예로 인식하여 왔으며, 또 이것은 역사적 근거가 있는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 근거를 짧게 고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고(上古) 시대에 태양 숭배와 새 토템의 전통을 지닌 동이족은 중국의 서북에서 동북 방면으로 이동하여 한 갈래는 산둥반도 지역으로 남하하였고, 또 다른 한 갈래는 동으로 나와 만주·한반도·일본 일대에 분포하게 되었음은 주지하는 바이다.

[주석] 金庠基, 「東夷와 淮夷·徐戎에 대하여」, 『東方史論叢』, 1974, p.424.

여기서 상고 시대는 제준(帝俊)을 섬기던 상(商, BC 1600~BC 1046) 즉, 은(殷)나라를 말하는데, 주(周, BC 1046~BC 771)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라고 볼 수 있으며, 동이족으로서 한대 이전부터 이미 새의 토템이 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부연하자면, 춘추전국 시대와 진시황의 진(秦, BC 221~206)을 거쳐 전한(前漢)으로 이어지면서 이런 동이족 문화는 자연스럽게 중국의 문화에 흡수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한 말기에는 이런 삼족오 문양이 태양으로부터 분리되어 서왕모(西王母, 한족(漢族) 전통신앙)의 권속으로 등장하거나 점차 그 지위가 낮아지고, 반면에 부여의 귀속을 통한 고구려(BC 37~AD 688)의 부흥과 더불어 삼족오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삼족오의 근간이 동이족이라는 것과 우리의 역사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이계 설화에서 까마귀는 태양과 왕을 상징하거나 왕과 왕재(王才)를 보필 내지 위험에서 구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에 관한 내용을 동이계인 한(韓)민족의 설화와 고문헌에서 찾아보면, 먼저 까마귀가 태양 또는 왕을 상징하는 경우는 태양신의 성격을 지닌 북부여의 해모수(解慕漱)가 머리에 쓴 오우관(烏羽冠, 까마귀 깃털로 만든 관),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된 일월지정(日月之精, 해와 달의 정기)의 상징인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 이름의 ‘오(烏)’,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弓裔)에게 ‘왕(王)’자가 새겨진 상아 조각을 전한 까마귀 등이 있다.

[주석] 김주미, 「한민족과 해 속의 삼족오」, 학연문학사, 2010, p.160.

역사란 시연(試演)이 없다고 하지만, 짧은 삶조차도 가끔 반추하여 부족했던 과거를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고대 역사에서 고구려의 연개소문(?~665)이 보장왕(642~668)을 옹립하지 말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혹은 이성계(1335~1408)가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고 최영(1316~1388)의 명에 따라 혼란한 명나라를 누르하치의 청나라보다 먼저 그대로 중원에 내달렸다면 우리 역사는 지금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하며 안타까워하곤 하였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고대사를 우리의 역사서가 아닌 단지 공정(工程)된 중국의 사서로만 대략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고구려 쌍영총 널방 삼각고임 1층 밑면 동쪽에 그려진 삼족오


이상으로 산해경에 등장하는 까마귀와 삼족오, 그리고 동이족과의 연관성을 소소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중국의 신화서 중의 하나인 <목천자전(穆天子傳)>도 있지만,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소설로서의 신화를 끝내고 다음 호에는 그 뒤를 잇는 위·진·남북조 시대의 지괴 소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오늘 기억해두기

《단어》
词语(어휘) : 东北工程
拼音(병음) : dōngběigōngchéng

《예문》
“东北边疆历史与现状系列研究工程,简称东北工程,其中主要研究内容包括 : 古代中国疆域理论研究;东北地方史研究;东北民族史研究;古朝鲜、高句丽、渤海史研究。”
“동북변경 역사와 현상 계열 연구공정, 줄여서 동북공정이라고 한다. 그중 주요 연구내용은 고대 중국 강역이론연구, 동북 지방사 연구, 동북 민족사 연구(고조선, 고구려, 발해사 연구)을 포함한다.”

출처 : 东北边疆历史与现状系列研究工程_百度百科

‘工程’이란 말은 쉽게 표현하자면, ‘뜯어고친다’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동북공정은 동북의 고대사를 중국의 입맛에 맞게 재단한다는 의미로써, 우리의 고대사인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중국 대부분의 청소년은 고구려사를 단지 중국의 지방정권 정도로 이해하고 있으며, 동북공정이란 말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중국의 현·당대 공산당 총리를 지낸 주은래(周恩來 1898~1976) 때만 하여도 고구려 역사는 한민족의 것이라 인식하였습니다. 하지만 후진타오와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현 중국 정권에서는 한국 고대사 편입을 너무도 뻔뻔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WRITTEN BY 송희건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배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로써 인의를 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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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니볼> 속 야구단장 빌리는 좋은 경기를 보고 나서 이렇게 말을 하지요.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이런 승리는 팬들을 즐겁게 하지.”


하지만 이 말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본다면 그가 내뱉는 짤막한 말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영화 첫 화면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구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실력 있는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뺏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구단주에 십여 년간 몸을 담던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지만, 돈이 부족해 훌륭한 선수를 영입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부자 구단, 가난한 구단, 그 밑에 있는 애슬레틱스 구단은 아무리 애를 써도 이기기 어려운 불공평한 게임인 현실만을 직시할 뿐입니다.



그러던 중 사생활 문란, 잦은 부상, 최고령 등의 이유로 인해 과소평가된 선수를 영입해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려 불공평한 게임을 승리의 게임으로 이끌도록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브래드 피트 분)와 빌리(조나 힐 분)는 다음과 같이 전략을 짭니다.


It's about getting things down to one number. Using the stats the way we read them, we'll find value in players that nobody else can see. People are overlooked for a variety of biased reasons and perceived flaws. Age, appearance, personality. Bill James and mathematics cut straight through that.


하나의 숫자로 설명할 수 있어요. 우리 방식으로 그 수치를 해석해서 선수의 진가를 알아보는 거지요. 그간 나이, 외모, 성격으로 많은 선수의 능력을 간과했어요. 빌 제임스와 수학 통계가 그런 편견을 없애주었지요.


'그 방법으로'라는 의미의 the way


빌리와 피터는 출루율만으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선수를 발굴하고자 했습니다. 다음 문장은 이런 뉘앙스를 잘 살리기 위해 ‘그 방법으로’라는 의미의 the way를 사용해 문장을 완성했습니다. 여기서 the way는 부사로 쓰였습니다.


Using the stats, the way we read them


야구는 수학이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구단주의 선배들은 이 같은 빌리의 결정에 반대합니다. 여전히 빌리는 피터가 제시한 이미 다른 곳에 뺏긴 두 명의 훌륭한 선수 대신, 출루율이 좋은 세 명의 선수를 영입해 그들의 조합으로 승리를 이끌자는 전략을 밀어붙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여전히 성적이 부진했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어요. 야구 감독인 아트(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분)가 출루율이 좋은 해티버그를 1루 주자로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트 생각엔 페냐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출루율로만 따지는 새로운 방식에는 맞지 않았지요.


이에 빌리는 해티버그(크리스 프랫 분)를 1루로 내보내기 위해 페냐와 지암비를 다른 곳에 보내기로 합니다.


다음 장면은 만류하는 피터를 설득하는 장면입니다.


I think the question we should be asking is, do you believe in this thing or not? It's a problem you think we need to explain ourselves. Now, I'm gonna see this thing through, for better or worse.


우리가 이 방법이 맞는지 믿는 게 중요해. 우리의 방식을 설명할 필요가 없어. 잘되든 못되든 지금은 밀어볼래.


편견을 깨부수고 새로운 이론을 적용해 승리로 이끌 거라는 믿음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빌리는 이론을 믿었고, 선수들의 능력을 재발견해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했습니다. 그 결과 연속 20승을 이룩해낼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영화 <머니볼>은 실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연승이라는 최대 이변을 몰고 온 야구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던 빌리 빈 단장의 성공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빌리의 말대로 우승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가난한 구단이 우승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예측 불가능한 요소 때문에 사람들이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거겠지요.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8250




글쓴이 김지현

미드를 보다가 애니와 영화까지 영어의 매력에 홀릭한 여자다. 영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금도 뻔하지 않은 수업을 하려 불철주야 행복한 고민 중이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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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장수철, 『산해경』, 현함사, 2005. p.12. 삽화 참고.


1. 산해경이란?


《산해경(山海經)》은 중국의 오래된 신화 경전 중의 하나로써, 다량의 신화, 천문, 지리, 동물, 식물 및 의약 등 다방면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성은 모두 18권으로 되어있으며, 중국문화에 깊고 오래도록 영향을 주어 왔습니다. 특히, 신화(神话), 우언(寓言), 동화(童话)의 효시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저자에 대하여는 설이 분분한데, 과거에는 하(夏)를 건국한 우(禹)임금이 지었다거나, 혹은 그의 신하인 백익(伯益)이 지었을 것으로 인식되었는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전국(戰國, 기원전 5세기) 초기부터 서한(西漢, 기원전 2002년) 초기까지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에 의해 편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존하는 《山海經》은 18권으로, 원래 고본古本은 32권이었으나 전한前漢의 유흠이 지금 편제로 정리한 것이라 한다. 이러한 《山海經》은 《山經》과 《海經》 두 부분으로 나뉜다. 《山經》은 흔히 ‘오장산경’이라 부르는 5편을 일컫는다. 《山經》은 같은 서술 방식을 반복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로 등장하는 천하의 명산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먼저 산의 위치를 설명하고, 보옥寶玉과 동철銅鐵등 산에서 나는 산물을 설명하고, 신의 이름을 들어 그 제사법을 쓰고 있다. 따라서 《山經》은 내용 면에서 다분히 지리서적인 성격을 띤다. 반면 《海經》은 《山經》과는 좀 다른 방식이다. 《海經》에는 먼 나라 사람들의 독특한 형상, 풍속과 사물, 영웅과 신들의 행적, 갖가지 괴물에 대한 묘사 등이 다양하여 신화적인 성격을 많이 띤다.

[주석] 장수철, 『산해경』, 현함사, 2005. p.6.


산해경을 처음 읽어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 기이함과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여 썼는지 황당해도 너무 황당하다는 것을 쉽게 공감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매우 독특한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형상이 기묘한 조류, 육상 동식물, 어류 등등, 생김새의 특별함과 함께 그 동물이 사람을 잡아먹거나 또 반대로 그런 동식물을 사람이 먹으면 어디 어디에 좋다든지 등등,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는 그 말도 안 되는 내용의 정도가 어떠한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번 호에는 그 내용 중에서 첫 부분인 남산경(南山經)의 내용 일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2. 성성이


남쪽에 있는 산계 중 제일 처음을 작산 산계라고 한다. 작산 산계의 첫 번째 산을 소요산이라고 하며, 이 산은 서해 가장자리를 따라 솟아있고, 산에는 계수나무가 무성하며, 금속 광물과 옥석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산 위에는 풀 한 종이 자라는데, 모양이 부추와 같으며 파란 꽃봉오리를 피운다. 이름은 축여라 하고 먹으면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 산중에는 나무 한 종류 자라는데 형태가 닥나무와 같으며 검은 나뭇결이 있고 그 광채는 사방으로 퍼진다. 이 나무는 미곡이라고 하며 꽃이 핀 것을 몸에 지니면 길을 잃지 않는다. 산중에는 또 야수 한 종류가 서식하는데 생김새가 원숭이와 매우 닮았으며 한 쌍의 하얀 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때로는 기어 다니거나 때로는 사람과 같이 서서 걷는데 성성이라고 부른다. 그 고기를 먹으면 나는 것처럼 걸을 수 있다. 여궤의 물이 여기서부터 발원하여 서쪽으로 흘러 큰 바다로 들어간다. 물속에는 많은 양의 육패(밀랍, 호박)가 있는데, 그것을 몸에 지니면 기생충병이 생기지 않는다.


원문 : 현대문

南部山系的第一组山系叫䧿山,䧿山组的第一座山叫招摇山,这座山耸立在西海岸边,山上盛产桂树,还蕴藏着丰富的金属矿物和玉石。

Nánbùshānxìde dìyīzǔshānxìjiàoquèshān,quèshānzǔdedìyīzuòshān jiàozhāoyáoshān,zhèzuòshānsǒnglìzài xīhǎiànbiān,shānshàngshèngchǎnguìshù,háiyùncángzhefēngfùde jīnshǔkuàngwùhéyùshí。


山上长有一种草,样子很像韭菜,开着青色的花朵,这种草的名字叫祝余,吃了它不会感到饥饿。

山中长有一种树木,形状像构树,有黑色的纹理,它的光华照辉四方,这种树的名字叫迷榖,把这种树开的花佩戴在身上就不会迷路。

Shānshàngchángyǒuyìzhǒngcǎo, yàngzihěnxiàngjiǔcài, kāizheqīngsèdehuāduǒ, zhèzhǒngcǎodemíngzìjiàozhùyú, chīletābúhuìgǎndàojīè。

山中还有一种野兽,长得很像猿猴却有一对白色的耳朵,它有时匍匐爬行,有时像人一样站立行走,这种野兽的名字叫狌狌,吃了它的肉就可以行走如飞。

Shānzhōngháiyǒuyīzhǒngyěshòu, zhǎngdehěnxiàngyuánhóu quèyǒuyíduìbáisèdeěrduo, tāyǒushípúfúpáxíng, yǒushíxiàngrényíyàngzhànlìxíng, zhèzhǒngyěshòudemíngzìjiàoxīngxīng, chīletāderòu jiùkěyǐxíngzǒurúfēi。

丽𪊨之水从这里发源,向西往入大海,水中生有大量的育沛,人们如果佩戴它,就不会生寄生虫病。

Lìjǐzhīshuǐcóngzhèlǐfāyuán, xiàngxīwǎngrùdàhǎi, shuǐzhōngshēngyǒudàliàngdeyùpèi,rénmenrúguǒpèidàitā,jiùbúhuìshēngjìshēngchóngbìng。


원문 : 고문

南山之首曰䧿山。其首曰招搖之山, 臨於西海之上, 多桂, 多金玉。有草焉, 其狀如韭而青華, 其名曰祝餘, 食之不饑。有木焉, 其狀如榖而黑理, 其華四照, 其名曰迷榖, 佩之不迷。有獸焉, 其狀如禺而白耳, 伏行人走, 其名曰狌狌, 食之善走。麗𪊨之水出焉, 而西流注於海, 其中多育沛, 佩之無瘕疾。

[주석] 贾立芳, 『中华国学经典精粹-山海經』, 北京联合出版公司, 2015, p.5. 현대문, 고문 참고.


金丝猴图片 사진출처 : 百度百科


3. 성성이 狌狌, 猩猩, 황금원숭이 金丝猴


고전에 따르면 성성이는 사람의 이름을 안다거나, 여자의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다든지, 혹은 술을 좋아한다 등 여러 가지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시대적 상황으로 말미암아 신화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해지면서 과장되거나 허구의 사실이 첨가되었을 것입니다.


위의 인용된 내용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성성이는 원숭이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중국 서남부에 서식하는 금사후(金丝猴)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 생김새의 닮은 것도 있지만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끼고 가족 관념이 비교적 뚜렷하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관련 고사도 다수 전해지며 비록 동물이지만 母子로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 첫 번째는 북송(北宋)의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실려있는 내용입니다.


이름이 공각정보라는 사냥꾼이 그물과 활을 가지고 깊은 산속에 사냥을 나갔다. 때마침 원숭이 한 무리를 발견하자 바로 활을 쏘아 어미 원숭이 한 마리를 맞추어 상처를 입게 하였다. 다른 원숭이들은 놀라서 허둥지둥 도망갔다. 어미 원숭이가 상처를 입기 전에 품속에 어린 원숭이 한 마리를 안고 있었는데 화살을 맞은 후 어미는 어린 원숭이를 내려놓으면서 도망치게 하고자 하였다. 어린 원숭이는 얼마 가지 않아 또다시 어미의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어미 원숭이는 아픔을 참으며 다시 한번 어린 원숭이를 품에서 떼어놓으면서 도망가게 하였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것이 어린 원숭이는 울부짖기를 멈추지 않고 다시 어미의 품으로 달려들어 자신의 혀로 어미의 상처를 핥는 것이었다. 사냥꾼은 하는 수 없이 다시 활을 쏘아 두 원숭이를 같이 죽였다. 


원문 : 

一个叫公却证布的猎人带着网罟, 带着弓箭到森林打猎, 正巧遇见一群猴子, 便拉弓射击, 将一只母猴射伤。其他猴子受到惊吓, 惊惶而逃。被射伤前, 母猴怀里还抱着一只幼猴, 中箭后, 母猴将小猴放下, 示意其逃命。小猴走了不远, 又返回来投入母猴的怀抱。母猴忍着疼痛, 再次将小猴推出怀抱, 让其逃跑。没想到小猴哀号不止, 再次扑入母亲怀抱, 用舌头舔舐母猴伤口。猎人再次开弓, 将母猴和小猴一同射杀。

[주석] 王若冰, 《秦岭金丝猴:密林中的太白精灵》, p.169. 재인용.


두 번째로는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실린 내용으로써 단장(斷腸) 고사입니다.


환공이 촉을 공격하여 삼협에 이르렀는데, 부대에 원숭이를 잡은 자가 있었다. 그 원숭이 어미가 언덕을 따라 슬피 울부짖으며 백 여리를 따라오면서도 떠나지 않았는데, 마침내 배 위로 뛰어오르더니 곧바로 죽었다. 그 배를 갈라보니 창자가 모두 마디마디 끊겨 있었다. 환공은 그 이야기를 듣고는 대노하여 그 원숭이를 잡은 이를 명하여 죽였다.


원문 : 

桓公入蜀, 至三峽中, 部伍中有得猿子者。其母緣岸哀號, 行百餘裏不去, 遂跳上船, 至便即絕。破其腹中,腸皆寸寸斷。公聞之怒, 命黜其人。

[주석] 劉義慶, 『世說新語』, 北京燕山出版社,p.162.


위의 두 이야기로 보건대, 원숭이의 母子 간 감정이라는 것은 어지간한 사람 못지않을 것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斷腸하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반야월 선생이 작사한 <단장의 미아리 고개>인데, 어찌 되었든 단장이라는 어휘는 사람이 특정 이별에 대하여 느끼는 최상의 고통이나 그 정도를 비유할 때 쓰이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이번 호를 마치고, 다음 호에는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기억해두기 


《단어》 

词语 (어휘):

拼音 (병음): zuò


《예문》 

位:자리, 这个剧场有五千个~儿。(이 극장에는 5천 개의 자리가 있다)

放在器物底下垫着的东西:기물 아래 받치는 물건, 茶碗~儿。(찻잔 받침)

:성좌, 大熊~。(곰 자리)

敬辞, 旧时称高级长官:경사, 옛날 고급 관리를 부르는 명칭, 军~。(군좌)

多用于较大或固定的物体:량사, 비교적 크거나 고정적 물건에 사용, 一~山。(산 하나)

姓。(성)


‘座’는 자리, 지위, 깔개 등의 의미로 현대 중국어의 합성어에 자주 쓰입니다. 특히, 수량사로 쓰이는 것이 HSK 등 시험에 자주 등장하니 잘 외워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석] 座_词语_成语_百度汉语




WRITTEN BY 송희건

“君子以文會友, 以友輔仁.”
“군자는 배움으로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로써 인의를 다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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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가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원챈스>는 시작부터 한 아이의 어린 시절을 빗대어 오페라의 정의를 쉽게 설명해줍니다. 오페라를 사랑했던 한 아이는 오페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바보’, ‘뚱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아이들에게 비웃음을 당했지만, 아이는 그럴수록 노래를 더욱 열심히 불렀다는 짤막한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다음과 같이 오페라에 대해 정리하지요.


It was a seemingly endless drama full of music and violence and romance and comedy. Kind of like an opera. The opera of my life.


노래, 아픔, 사랑, 웃음이 가득한 드라마. 이런 게 오페라지요. 그리고 내 삶도.


이 아이는 커서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오페라 스타 폴 포츠(제임스 코든 분)가 되지요. 평범한 휴대전화 판매원이었던 그가 어떻게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오페라 스타가 되었을까 궁금해지는데요,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장기자랑 대회에 출전해 받은 상금으로 합격한 베니스음악학교에 등록하면서 점차 오페라 가수라는 꿈에 다가갑니다.


▲ 베니스에서 음악 연습하는 폴 포츠의 모습


하지만 폴 포츠는 그의 우상이었던 전설의 테너 파바로티와의 만남 이후 파바로티의 말에 자신의 꿈을 잠시 접습니다. 다음은 파바로티가 폴 포츠가 부른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Stop. Please, no more. You are very nervous, no? Very. I can hear it in your voice. You lack too much the confidence. Rodolfo could never run out of breath like this on che giova. To sing opera, you need to steal the heart of the audience, and you cannot steal unless you have the nerves of the thief. For me, you are not yet an opera singer. Not yet for sure. And maybe never.


그만 이젠 됐어요. 너무 긴장했네. 목소리에서 자신감 없는 게 느껴져. 자꾸 끊기는 호흡은 어떻고. 오페라는 관객 감성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자네 아직 아닌 듯하네. 때가 안 된 건지, 영원히 안 될 수도 있고.


다 써버렸다는 뜻의 run out of


긴장한 나머지 호흡도 끊기고 자기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폴 포츠가 보이네요. run out of breath란 숨이 다 떨어져 나가 숨이 차다고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우상인 파바로티 앞이었으니 긴장이 충분히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파바로티는 바로 그러한 긴장을 이겨낼 자신감이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이후 폴 포츠는 용광로 폐기물 청소하는 일을 하면서도 오페라 가수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본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도전해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를 불러 전 세계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재능은 있었지만 항상 자신감이 부족하던 폴 포츠는 오디션 시작 바로 전까지도 긴장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폴 포츠의 마음 상태를 예상해 그의 아내는 다음과 같은 문자를 서둘러 그에게 보냅니다.


Pavarotti's an ass.

파바로티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줘!



▲ 실제 폴 포츠의 모습


타고난 목소리,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그를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었기에 오늘의 오페라 가수 폴 포츠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출처 : 다음영화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81260




글쓴이 김지현

미드를 보다가 애니와 영화까지 영어의 매력에 홀릭한 여자다. 영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금도 뻔하지 않은 수업을 하려 불철주야 행복한 고민 중이다.




※ 외부필자에 의해 작성된 기고문의 내용은 앰코인스토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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