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머물렀던 장마 전선이 한국 쪽으로 올라가서, 대만은 36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대만을 떠나 올라간 장마 전선은 한국에 많은 국지성 호우를 남겼으니, 대만에서 습하디습한 장마가 끝났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네요. 대만은 아열대와 열대기후를 구분하는 북회귀선이 대만의 남부지방을 지나긴 하지만, 여름이면 다 열대지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매우 덥고, 태풍이 오기 전까지는 비가 오지 않는 날씨가 이어집니다. 섬나라의 지형적 여건 때문에 습한 날씨가 많지만, 그나마 여름에는 오랜 시간 유지되는 태양 때문인지 건조하게 더운 경우도 있지요. 그럴 때는 나무 밑 그늘이 그나마 서늘함을 유지하고 있어서 지나가던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곤 합니다. 그리고 덤으로 파란 하늘도 감상할 수 있고요. 아래 보이는 사진은 범핑공장인 Amkor T5공장에서 찍은 건물과 하늘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져도 가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는데요, 그것이 태풍입니다. 반갑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만 없다면 태풍은 더위를 잠시 주춤하게 하거나 이로 인한 태풍 휴가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여름 날씨는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날씨입니다. 더운 기운들이 잠시나마 지나가고, 새롭게 리플레쉬된 공기를 접할 수 있어 좋거든요. 그리고 몇 차례 소개했듯, 대만은 태풍이 올 때 그 상황에 맞게 휴가를 선포합니다. 태풍이 직접 관통할 때에는 태풍의 직접 강도가 크기도 하지만 스쿠터 등을 이용하는 교통수단 환경도 휴가를 선정하게 된 이유가 되는 듯합니다. 아래 그림은 대만 일기예보에서 보여주는 태풍의 경로입니다.


사진출처 : cwb.gov.tw


대만 친구들은 평소에 묵묵히 일하다가, 본인이 계획한 휴가대로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물론 회사에서 따로 지정하는 여름휴가는 없지만, 일 년 계획 중 휴가계획을 중요시하는 친구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 계획을 세울 때 중요하게 보는 것이 ‘귀신의 달’인데요, 귀신의 달이라 하면 음력으로 7월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풍습이나 문화이기도 한데, 이 기간에는 지옥의 문이 열리고 귀신이 현세로 오는 것을 허락하는 기간이라고 하네요. 보통 귀신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나오는 기간이라고 하는데, 귀신들이 같이 돌아갈 사람을 찾는다는 의미로 생각해 괜스레 여행이나 큰 행사를 만들려 하지 않습니다. 이 기간에 생산된 차량 판매도 더불어 줄어들어, 우리 회사 주변의 트럭 제조업체는 귀신의 달 일정 기간을 길게 휴일로 잡기도 합니다. 올해는 음력 7월 1일이 양력 8월 22일이라, 귀신의 달 전에 보통 휴가 계획을 잡겠다고들 말합니다.



여름과 귀신의 달이 비슷한 계절인 것이, 왠지 모르게 더운 날씨와 서늘한 느낌이 공존하게 하여 더위를 잊게 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닌가 싶네요. 독자분들도 장마 끝나고 찾아올 더운 날씨를 잊게 할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아래는 自由時報 7월 25일 자 귀신의 달에 대한 경제 뉴스입니다. 귀신의 달에는 2.2만 대에서 2.5만 대가량 판매 대수가 줄고, 대부분 차량 딜러들은 휴가를 갑니다. 또한, 집 거래도 30~40%가량 줄고 가격도 평당 평균 1~2만 NTD(40~80만 원) 떨어지며, 결혼식도 작년 12월과 올해 8월을 비교하면 70%가량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귀신의 달에 사용될 음식들은 그 가격이 오르게 된다는 내용이 이 기사에 담겨있습니다.


〔記者楊雅民/台北報導〕台灣人民俗鬼月禁忌多,如不買車、不購屋、不嫁娶等,這根深柢固的禁忌,也讓相關行業的業績直接受到衝擊,房地產、汽車、喜餅與喜宴等行業都怕「好兄弟」,僅食品、飲料業因此受惠。汽車業者趕在民俗鬼月前推出新車及促銷優惠搶訂單,降低鬼月不買車衝擊。 (記者楊雅民攝)


汽車業者趕在民俗鬼月前推出新車及促銷優惠搶訂單,降低鬼月不買車衝擊。 (記者楊雅民攝)

台灣汽車市場長年在民俗鬼月不買車的禁忌影響下,民俗鬼月全台新車領牌數,平均都落在2.2萬至2.5萬輛間,較高峰月份超過4萬輛幾近腰斬。車商皆趕在民俗鬼月前祭出大促銷衝買氣,將有購車需求的訂單提前搶下,車商業務員多數也會趁著民俗鬼月銷售淡季放大假。據統計,台灣房市過去受到鬼月影響,鬼月成交量皆較平常月份大減三至四成,但少數買家認為鬼月購屋議價空間大,反而選擇鬼月進場砍價,每坪價差平均較全年均價低了1~2萬元。不僅房地產、汽車業怕「好兄弟」,鬼月不嫁娶禁忌也波及喜宴、喜餅等結婚相關產業的業績。去年12月結婚旺季,結婚對數高達約1.64萬對,但8月民俗鬼月,結婚對數僅5671對,銳減近7成,喜宴、喜餅皆跟著下挫。飲料、食用油、罐頭、泡麵、零食餅乾、糖、鹽等祭祀食品,業績則遇「好兄弟」則發,每年8月或9月,若遇到農曆民俗鬼月,單月營收皆是全年最高或次高月份。

(기사출처 : http://news.ltn.com.tw/news/business/paper/112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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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에서는, 특히 상해 같은 대도시에서는 현금 대신 모바일 결제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지갑 두둑이 고액권 지폐를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였다면, 이제는 현금이 거의 필요 없고 요즘 같은 더운 여름에는 지갑은 그저 거추장스러운 물건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은 예상과는 다르게 IT가 아주 발달한 나라입니다. IT라고 하면 한때는 우리나라를 빼놓을 수 없었으나, 모바일 결제만큼은 중국보다 아주 많이 뒤처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업계 1, 2위인 즈푸빠오(支付宝)와 웨이신즈푸(微信支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즈푸빠오 (支付宝)



즈푸빠오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IT 기업인 알리바바의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 도구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입니다. 즈푸(支付 zhīfù)라는 말은 중국어로 ‘지급하다’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ALIPAY(알리페이)라고 표시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보급되고 가장 많은 가맹점을 가지고 있는 앱으로 각종 공과금이나 세금도 QR 코드만 스캔하면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필자도 파견 초기에 전기세와 수도세를 내는 방법을 몰라서 직접 지정 납부장소까지 가서 서툰 중국어로 헤맸던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생활의 편리함은 이루 형언할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어떤 상점은 현금을 받지 않고 모바일 결제만 할 수 있는 생필품 가게도 나올 정도로 보편화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필자가 제주도에 간 적이 있었는데요, 많은 중국인 방문객을 위해 모 테마파크에서는 즈푸빠오로 입장료를 결제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한 것을 본 적도 있었답니다.


알리바바라는 회사는 중국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이름일 겁니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이지요. 마윈 회장이 이끄는 중국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중국 최대의 쇼핑몰 타오바오를 거느린 대기업이기도 합니다. 타오바오는 ‘세상의 모든 물건을 거래하는 곳’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도 유명하고 인터넷 쇼핑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졌지요.


웨이신즈푸 (微信支付)



한국에 카카오톡이 있다고 하면 중국에는 웨이신(영어로는 WeChat, 위챗)이라는 SNS가 있습니다. 중국 인구가 13억 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스마트폰을 가진 모든 사람은 웨이신이라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용자만 무려 8억 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이 웨이신이 모바일 결제 기능을 보강해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결제 수단이 웨이신즈푸입니다. 기존 사용자가 어마어마하다 보니 가맹점이 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지금은 즈푸빠오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웨이신즈푸도 가능할 정도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결제 수단이 되었습니다.



웨이신은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Tencent)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메신저로, 우리나라의 네이버(NAVER)와 같은 회사이자 현재는 그 규모가 크게 성장하여 애플과 구글에 이어 세계 최대 IT 기업 3위로 오를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입니다.


모바일 결제가 어느 정도 보편화한 거리의 노점상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필자가 주말마다 가는 길거리 음심점도 자기 가게의 웨이신즈푸의 QR 코드를 걸어두고, 현금 대신 모바일 결제로 받고 있었습니다. 유심히 살펴본 결과, 손님 대부분이 모바일 결제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이제 종이 화폐의 시대가 점점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활의 편리함과 소비의 간소함이 가져다주는 병폐로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이라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하겠지요. IT 시대에도 현명한 소비문화를 가져볼 것을 다짐하면서, 이번 호 글을 마무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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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 잡지 속 대만 공업 4.0


독자들께 전에 한 번 소개한 대만 경제잡지 <천하(天下)>를 보는데, 흥미로운 단어가 나와서 이번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공업(工業) 4.0이라는 주제 위에 ‘장어인재(章魚人才)’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장어(章魚)’를 문자 그대로 적으면 章(글 장), 魚(물고기 어)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문어(文魚)와 같은 표현이지요. 문어도 ‘글월 문’에 ‘물고기 어’를 사용하니, 그 뜻이 어렴풋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새로 방송하게 된 한국 케이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요, 각 영역, 즉 작가, 식도락가, 과학자, 음악가 영역에서의 나름 박식한 사람들이 주 게스트로 나와서 각자의 해박한 지식, 하지만 별 생활에 쓸데없는 지식으로 수다를 떠는 프로그램이더군요. 거기서 경주로 여행을 가서 문어를 안주 삼아 얘기를 이끌어가는데, 게스트 중 한 명이 문어에 대한 어원을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최근에 본 대만 잡지의 장어(章魚)가 생각 나서 비교해서 적어보려 합니다. 한국 프로그램의 게스트는 문어가 먹물이 있어 글을 쓰는 먹물과 일맥상통하여 ‘글월 문’을 이용해서 문어(文魚)라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어가 다른 물고기보다 똑똑한 것도 그 이유가 된다고 하네요. (^_^)


▲ 천하 잡지 속 장어인재


여하튼, 대만 혹은 중화권에서의 장어(章魚)는 문어뿐만 아니라 낙지도 포함한다고 합니다. 낙지는 먹물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럼 먹물에서 문어의 유래를 보기보다는 문어나 낙지가 똑똑한 것에서부터 그 이름의 근원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사람 모양의 머리 모양이라 사람과 같이 똑똑하다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잡지에서의 장어인재(章魚人才)라는 표현은 장어의 어원에서 온 똑똑한 인재라는 표현에서 온 것이 아닌, 문어 발이나 낙지 발처럼 여러 분야에 다양한 재능을 지닌 인재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 말로 하면 ‘멀티 플레이어’와 같은 의미로 해석됩니다.


▲ 천하 표지


공업 4.0은 인더스트리(industry) 4.0입니다.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 전략입니다. 그래서 잡지의 표지 모델도 독일의 총리가 로봇의 팔을 만지고 있는 것을 택한 듯하네요. 잡지에서는 첫째로 독일의 전략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대만의 현주소와 중소기업에 대한 대응을 소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처럼 TSMC에서는 10년 내로 IT 관련 인원을 5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린다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소개된 자료는 TSMC 롱탄 공장으로 작업자가 없음을 강조합니다. 우리 K5공장 RND 사원들이 한 번쯤 봤으면 하는 사진이지요. 그리고 잡지에서 인재는 앞으로 장어인재(章魚人才)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 또한 싣고 있습니다. 즉, 공업 4.0에 맞는 인재는 한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닌, IT, 장비, 설계 등 여러 분야에 재능 있는 인재라는 것입니다.


▲ 천하 잡지 속 한국 지표


잡지의 끝부분에는 한국의 새 정부에 대한 소식도 전합니다. 새 정부의 3대 정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두 가지 도표를 보여주네요. 한국의 대기업의 의존성과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 실업률의 증가 도표입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 뜻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다른 나라의 상황을 비교하고 제조업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잡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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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안 여행 시리즈의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낙양 지역의 용문석굴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중국 삼대 석굴(대동의 원강석굴, 둔황의 막고굴) 중 하나인 용문석굴은 낙양에서 13km, 시안에서는 약 400km 떨어진 곳입니다. 용문의 석굴과 벽감은 중국 북위 후기에서 당나라까지의 가장 거대하고 가장 인상적인 예술작품의 집합체이며 이 모든 작품은 불교에 헌납된 예술품으로, 중국의 석조미술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석굴은 북위 5세기 말부터 청나라 시대 말까지 긴 시간 조성되었다고 하는데요, 석굴은 용문산 쪽부터 북위 때 조성을 시작하였고, 건너편 향산(香山) 쪽은 당나라 때 조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입장권에는 네 가지 코스인 용문산이 있는 서산석굴, 향산의 서산석굴, 향산사, 백원 이렇게 코스가 짜여있습니다. 향산과 용문산 사이에는 ‘이하’라는 강이 흐르고 있는데, 중간에 향산과 용문산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습니다. 대부분 서산석굴→동문석굴→향산사→백원 순으로 관람하지만, 거꾸로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용문석굴은 서산석굴로 시작해 1.5km에 걸쳐 2,345 석굴과 2,800개의 비석, 50개의 불탑과 13만여 개의 조각상을 볼 수 있는데, 불상은 10여m가 넘는 것부터 2~3cm 손톱 크기에 불과한 것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더구나, 제각기 다른 표정과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어 감탄사가 연발됩니다.



용문석굴을 관람하면서 석굴에 있는 불상이 파손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불상머리를 소장하면 복이 온다는 미신 때문이라는데요, 그래서 머리가 떨어져 나간 불상이 많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런 위대한 문화유산을 훼손하면서까지 불상머리를 소장하려 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또 도굴단에 의한 불법 반출이나 1960년대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에 의한 파손 흔적도 뚜렷합니다. 물론 지금은 철저하게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만, 관람하는 중에도 유적에 절대 손대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 나옵니다.




용문석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봉선사동입니다. 강변도로에서 백여 개 계단을 올라가면 눈앞에 펼쳐지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장관에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용문석굴은 이곳 조각상 때문에 유명합니다. 그 유명한 봉선사의 대 노사나불입니다. 이 노사나불의 모델은 중국 최초의 여황제인 당나라의 측천무후라는 ‘설’도 있습니다. 노사나불은 당나라 시대 조각예술의 제일 대표적인 작품이고, 높이 17.14m의 좌상, 머리 높이만 5m, 귀 길이만도 1,9m 나 된다고 합니다. 불상 오른쪽으로는 다문천왕과 역사가 보입니다. 봉선사 조각은 당 황실의 조직을 묘사한 것이라는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노사나불은 제왕, 두 보살은 비빈, 두 제자는 문신, 천황과 역사는 무장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석굴 관람을 마치고, 향산사와 백원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향산사는 혁명가 손문(孫文, 쑨원)이 휴가차 쉬어가던 별장으로, 이곳 풍광이 좋아서 정치인이나 시인들이 많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합니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향산사는 계단으로 가는 높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날씨가 너무나 무더운 관계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백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백원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묘가 있는 곳. 시와는 거리가 먼 필자로서는 별다른 흥미를 갖지 못하여 이곳 역시 스쳐 지나가는 곳에 불과했지요.


청명절 연휴의 첫날이라 그런지, 관람을 마치고 쏟아져 나오는 인파와 상대적으로 너무 적은 대중 교통편 때문에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도 거대한 중국 예술의 극치를 다시 한번 감탄을 하면서, 이번 시안 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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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5월 5일은 단오절(端午節, 딴우지에), 중화권인 대만에서의 단오절은 한국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일단, 국가에서 지정하는 공식 공휴일이고, 단오절이 가지는 명절의 의미는 가을에 있는 중추절(仲秋節)인 추석과 견줄 만합니다. 단오절에 먹는 음식인 쫑쯔도 있고 또한 드래곤 보트 행사도 있지요. 대만에서 쫑쯔(粽子)는 찹쌀과 고기, 대추, 땅콩 등의 가지각색의 내용물을 잎으로 싸고 줄로 묶어 판매합니다.


▲ 대만의 마트에서의 단오절에서 쫑쯔 판매 사진, 필자 촬영


이러한 쫑즈 모양은 어쩌면 삼각김밥처럼 생겼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 역사는 꽤 깁니다. (사보 초기에도 소개한 적 있는데) 굴원(屈原)이라는 유명한 시인의 역사와 관련되었지요. 굴원은 BC 343~BC 278, 중국 전국 시대의 초나라 사람으로, 곧은 성격과 충정으로 인해 결국 조국에 망조가 든 것을 분개해 호남성 멱라강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습니다. 그때 등장한 시가 어부사(漁夫辭)입니다. 몇 년 전 사보에 이미 소개한 시이기도 하지요.


간단히 다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죄없이 추방되어 야위어진 굴원을 본 어부가 무슨 일로 오신 거냐고 묻기에, “온 세상 모두가 흐려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고 깨끗했으며, 뭇 사람들 모두가 취해 있는데 나 혼자만이 맑은 정신 깨어 있어서, 그만 이렇게 추방당한 거라오.” 이에 어부가 성인은 세상과 추이(推移)를 같이 한다 하는데 왜 스스로 추방을 불러 왔나요 라고 되물으니, “내 일찍 이런 말 들은 적이 있다오. 새로 머리 감은 이는 갓 먼지 털어 쓰고 새로 몸을 닦은 이는 옷을 털어 입는다고, 그러니 어찌 이 깨끗한 내 몸으로 저 더러움을 받을 수 있으리요? 차라리 상수(湘水) 물가로 달려가, 물고기 뱃속에 장사 지낼지언정 어찌 이 희고 깨끗한 내 몸으로 세속의 티끌을 뒤집어 쓸 수 있으리요?” 이후, 이날이 단오절이라 하여, 단오절만 되면 쫑쯔를 만들어 배를 타고 강가로 나가, 물고기가 굴원을 먹지 못하도록 쫑쯔를 강가에 던지는 데서, 쫑쯔를 만들어 먹는 것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대만 스타벅스에서도 단오절만 되면 쫑쯔를 판매하네요.


▲ 대만의 스타벅스 쫑쯔, 필자 촬영


앞서, 배를 타고 나가서 물고기들이 굴원의 시신을 먹는 것을 방해했다고 언급했는데요, 여기서 유래된 것이 드래곤 보트 행사입니다. 용선(龍船), 즉 드래곤 보트 행사는 지역마다 대표하는 도교사원이나 지방단체 모임 중심으로 한자리에 모여서, 어느 배가 가장 빠르게 도착점에 들어오느냐를 경주하는 행사입니다. 굴원 역사의 원래 목적대로 시끄럽게 운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행사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단오절에 모여 행사를 치르네요.


또한, 굴원에 대한 우리나라에서의 또 다른 문학적 공유점이 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시 중 하나인 <사미인(思美人)>인데요, 우리나라 정철의 <사미인곡(思美人曲)>의 모태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정철의 <사미인곡>은 한 여인이 이별한 후 그를 그리워하는 형식을 빌려, 임금을 사모하는 정을 노래했는데, 이는 굴원의 사미인의 충군(忠君)적 내용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자세한 내용은 정철만의 독창성이 있다고 하는데요, 사보를 통해 굴원의 <사미인>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思美人》

作者:屈原  朝代:先秦 


思美人兮,攬涕而竚眙。

媒絕路阻兮,言不可結而詒。

蹇蹇之煩冤兮,陷滯而不發。

申旦以舒中情兮,志沉菀而莫達。

願寄言於浮雲兮,遇豐隆而不將。

因歸鳥而致辭兮,羌迅高而難當。

高辛之靈盛兮,遭玄鳥而致詒。

欲變節以從俗兮,媿易初而屈志。

獨歷年而離愍兮,羌憑心猶未化。

寧隱閔而壽考兮,何變易之可為!

知前轍之不遂兮,未改此度。

車既覆而馬顛兮,蹇獨懷此異路。

勒騏驥而更駕兮,造父為我操之,

遷逡次而勿驅兮,聊假日以須是時。

指嶓塚之西隈兮,與纁黃以為期。

開春發歲兮,白日出之悠悠。

吾將盪志而愉樂兮,遵江夏以娛憂。

攬大薄之芳茝兮,搴長洲之宿莽。

惜吾不及古人兮,吾誰與玩此芳草?

解萹薄與雜菜兮,備以為交佩。

佩繽紛以繚轉兮,遂萎絕而離異。

吾且儃徊以娛憂兮,觀南人之變態。

竊快在中心兮,揚厥憑而不竢。

芳與澤其雜糅兮,羌芳華自中出。

紛鬱鬱其遠蒸兮,滿內而外揚。

情與質信可保兮,羌居蔽而聞章。

令薜荔以為理兮,憚舉趾而緣木。

因芙蓉而為媒兮,憚褰裳而濡足。

登高吾不說兮,入下吾不能。

固朕形之不服兮,然容與而狐疑。

廣遂前畫兮,未改此度也。

命則處幽吾將罷兮,願及白日之未暮也。

獨煢煢而南行兮,思彭咸之故也。


필자는 이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登高吾不說兮, 入下吾不能。固朕形之不服兮, 然容與而狐疑。높이 오르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고, 속세의 흐름을 따름도 나는 할 수 없으니, 진실로 나는 본시 성품이 너무 곧아서, 주저주저 갈피를 못잡고 있도다.’


매년 오는 명절과 휴일이지만, 올해만은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보면서 지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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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에 대한 겸손은 의무, 동등한 사람에 대한 겸손은 예의, 약자에 대한 겸손은 숭고함이다. - 李小龍 / 겸손하게 대만문화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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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는 중국 시안(西安) 여행 2탄으로, 중국의 5대 명산 중 하나인 화산(華山)을 소개하고 합니다. 청명절 연휴를 이용한 휴가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화산을 첫날 일정을 잡고 서안 도착 첫날 아침 6시에 호텔에서 출발해 서안 기차역에서 화산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중국은 역시 땅이 넓어서 시속 300km 이상인 고속열차로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네요.



멀리서 보이는 화산의 웅장함에 잠시 말을 잊지 못하는 사이, 사람들이 입구 쪽으로 걸어가자 우리도 그 행렬을 따라서 화산 안내센터에 도착합니다. 화산을 가는 방법은 입구에서 표를 모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서 이동하는 표를 따로 구매해야 합니다. 먼저, 화산 안내센터에서 서봉 또는 북봉행 셔틀버스와 화산 입장표를 사고 난 후, 셔틀을 타고 서봉 또는 북봉 올라가는 케이블카 입구에서 올라가는 케이블카 표를 사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사고, 내려와 입구에서 다시 내려가는 버스표를 사야 합니다. 중국 말이 서툰 필자에겐 너무너무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화산(华山)은 중국의 오악(五岳) 중 서악(西岳)으로, 서안 동쪽으로 120km 떨어진 서안과 정주의 중간인 화인시에 있는데요, 고속도로와 기차가 잘 정비되어 있어 서안에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다섯 개의 주봉 중 가장 높은 것은 난봉(남봉 南峰)으로 높이는 2154.9m 정도 됩니다. 그 외에 조양봉(동봉 东峰 2,090m), 연화봉(西峰 서봉 2,080m), 운대봉(北峰 북봉 1,614m), 옥녀봉, 이렇게 다섯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으며, 험준한 산길과 가파른 계단길 등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곳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산길 등을 케이블카에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화산은 등급이 AAAAA로 최고 등급의 국가지정 풍경구, 즉 중국에서 인정한 최고등급의 관광지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만리장성도 A가 다섯 개입니다.




서안 화산 서봉에 오르는 케이블카는 2013년에 개통했고, 산봉우리를 두 개나 오르고 내려가서 올라가는 코스입니다. 30분 정도 타는 거리이며 20km는 족히 되는 거리인 것 같습니다. 여태 타본 케이블카 중에서 가장 긴 것으로 다시 한번 중국의 스케일을 실감하는 만드는 인공 구조물인 셈이지요. 케이블카를 타고 바라보는 경관은 탄성이 나올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또한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의 가파른 절벽과 산줄기를 따라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에서 봐도 아찔할 정도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리자, 4월인데도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은 것은 눈이었습니다. 아직도 녹지를 않고 쌓여 있는 정상의 모습이었습니다. 서봉을 출발해 북봉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등반 계획을 잡고 각 봉에 이르러서 보는 경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 많은 바위를 깎아서 등반코스를 만들 때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 아침 6시부터 준비해서 떠나온 화산 여행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였습니다. 생각했던 만큼 사람들도 붐비지 않아서 화산의 많은 경치를 두 눈에 충분히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중국인에게 있어 화산이란 단순히 큰 산, 험한 산이 아니라 이들은 중화민족이 화산에서 시작됐다고 믿었고, 황제들은 대대로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중화(中崋)라는 단어에 화(崋)도 화산에서 온 글자라고 합니다. 화산 봉우리들을 보면 칼날처럼 날카롭게 서 있는 형상인데, 이들 중화민족이 화산에서 시작해 동서남북으로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이처럼 많은 역사와 많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 화산 여행!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권하고 싶은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WRITTEN BY 김경수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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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는 우기가 지나고 나서 여름이 옵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4월부터 시작해서 6월까지 중점적으로 비가 자주 왔답니다. 특히,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 쪽은 중국 내륙과 바다와 맞닿는 대만 북쪽 지역이라 더 많은 비가 오는 것 같습니다. 비가 자주 오는 지역도 바다와 맞닿는 대만 북쪽 해안 지역인 지룽(기룽 基隆 Jīlóng)이라고 합니다. 필자가 아는 대만 지인은 이 지역에 화력 발전소가 세워진 이후로 바다와 땅 만나는 곳인 지룽 지역에 내릴 비가 타이베이로 이동했다고 하네요. 지룽에 세워진 화력 발전소 덕에 비를 머금은 대기가 따뜻한 대기와 맞나 비교적 내륙지역인 타이베이까지 이동해, 최근 타이베이에 비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개인의 의견입니다. 글을 쓰는 오늘도 회색빛 하늘이 사무실에서 보입니다.


▲ 대만의 회색 하늘


여행 때 비가 오는 것은 모두 바라지 않는 일이겠지요. 요즘은 전 세계 일기예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알려지고, 대만 기상청에서 일주일 혹은 시간 단위로 보여주는 일기예보 사이트는 여행자나 대만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특히, 우기 후 여름에 오는 태풍에 대한 예보는 그 경로 및 강도를 미리 알 수 있어 아주 유용합니다.


▲ 대만 기상청 사이트

사진출처 : http://www.cwb.gov.tw/V7/forecast/


필자 세대에게 비가 오면 생각나는 한국의 정서는, 부침개와 막걸리가 아닐까 싶어요. 부침개 부치는 지글지글 소리가 비 오는 소리와 비슷해서 비 오는 날에 유독 생각난다고들 하는데요, 대만 친구들에게 비가 오면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니 별다른 것은 없다고 하네요. 필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부침개 같은 대만의 음식으로는 총좌삥(蔥抓餅 cōngzhuābing)이 있어서 그 대답을 기대했는데 말이지요. 총좌삥에서 총(蔥)은 파를 뜻하고, 좌(조, 抓)는 움켜쥐다 라는 뜻이고, 삥(餅)은 밀가루 전병을 뜻합니다.


보통 총좌삥은 손에 쥐고 먹는 밀가루 부침개로, 대만 여행객의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가격도 30원(우리나라 돈으로는 1,100원 정도)입니다. 굳이 손에 쥐고 먹지 않아도 되는데, 좌(조, 抓)대신 기름 요(유, 油)을 사용해서 총요삥(蔥油餅 cōngyóubing)이라고도 부릅니다. 송송 썰은 파와 함께 반죽한 밀가루를 부침개처럼 부쳐서 먹는데, 부침개 위에 달걀과 소스를 바른 후 말아서 먹을 수도 있고, 피자처럼 잘라서 먹기도 합니다. 또한 밀가루 대신 달걀로 부치고, 절인 무와 같은 것을 넣어서 만든 차이부딴(蛋)이 있는데요, 밀전병을 의미하는 삥(병, 餅) 대신 달걀을 의미하는 딴(단, 蛋)을 넣은 음식입니다. 이 또한 달걀 부침개처럼 길거리 음식이나 술 안주로 적절한 메뉴이지요. 아래 사진에서 보시면 위에 음식사진이 차이부딴이고, 아래 음식이 총요삥입니다.


▲ 차이부딴과 총요삥 사진


▲ 사내에서 먹는 총좌삥 사진


우기가 지나면 여름이 옵니다. 필자는 더운 여름을 좋아하지 않지만, 습습한 우기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좋은 시기가 오는 것처럼, 그런 좋은 시기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하루입니다.




WRITTEN BY 유민

강자에 대한 겸손은 의무, 동등한 사람에 대한 겸손은 예의, 약자에 대한 겸손은 숭고함이다. - 李小龍 / 겸손하게 대만문화를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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